“이럴 거면 차라리 금이나 사둘 걸.” 주식도, 부동산도, 코인도 예측할 수 없는 시장 상황 속에서 요즘 투자자들 사이에 다시금 회자되는 말입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금값이 다시 급등하고 있습니다. 미국 금리 인상 기조, 지정학적 리스크,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며 불안감이 커진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물자산인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들어 그 의미와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다시 ‘금’이 주목받는지, 불확실성 시대 속 금의 가치, 그리고 금 투자의 전략적 활용법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봅니다.
시장 불확실성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
금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첫째, 금은 발행 주체가 없고, 어느 국가에도 종속되지 않으며,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실물자산이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습니다. 둘째, 역사적으로 전쟁, 금융위기, 팬데믹 같은 위기 상황에서 금값은 오히려 상승해 왔습니다. 최근 몇 년간의 흐름만 보더라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2~2023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불안정성, 미중 갈등 등이 재점화되면서 또다시 상승세를 탔습니다. 이러한 국제 정세의 불안감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서 금에 주목하게 만듭니다. 더욱이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금 보유량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주요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화폐 가치에 대한 신뢰 하락과도 연결됩니다. 미국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고, 통화 팽창과 부채 문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달러나 채권보다 금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안전자산 선호는 심화되며, 이럴수록 금의 존재감은 더욱 뚜렷해지는 것입니다.
실물자산으로서 금의 가치와 한계
금은 변하지 않는 ‘본질적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여겨집니다. 금은 부식되지 않고, 공급이 제한적이며, 화폐 대체 수단으로도 인식됩니다. 특히 화폐 가치가 불안정할 때 금은 상대적인 가치를 유지하며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역할을 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승할 때, 금값도 함께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금이 실질 구매력을 방어하는 자산으로 기능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금은 부동산이나 주식과 달리 보관이 비교적 용이하고, 거래가 글로벌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환금성도 높습니다. 다만 금 투자에는 분명한 한계도 존재합니다. 가장 큰 단점은 이자나 배당 같은 수익이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가격 변동성이 없지는 않으며, 단기적으로는 금리, 환율, 유가 등의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특히 금리가 높아지는 환경에서는 금보다 이자 수익이 있는 채권 자산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금은 ‘장기 보유에 유리한 자산’이지, 고수익을 기대하는 단기 투기성 자산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은 금의 장점과 한계를 함께 고려해,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의 일부로서 금을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식입니다.
금 투자 전략과 포트폴리오 구성 방법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는 금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대표적인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실물 금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골드바, 금화, 순금 등의 형태로 실물 금을 보유할 수 있지만, 보관 및 도난의 리스크가 존재하며, 부가세 및 수수료가 붙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둘째, 금 ETF나 ETN과 같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금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증권계좌를 통해 쉽게 매매할 수 있고, 보관 부담이 없는 것이 장점입니다. 세 번째는 금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금광 회사나 금 유통 기업의 주식은 금값 상승 시 연동되는 경향이 있지만, 해당 기업의 경영 리스크가 따르므로 금 직접 투자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안정적이고 유동성이 높은 방식은 금 ETF이며, 다양한 환헤지 유무 상품이 출시되어 있어 환율 영향을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전체 투자 자산의 약 5~10%를 금으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분산 투자 전략입니다. 금은 수익률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위험 회피와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다른 고위험 자산과 병행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투자자는 금 가격의 방향성뿐 아니라, 자신의 투자 기간, 환금성 필요, 인플레이션 우려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불안한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흔들리지 않는 자산을 찾습니다. 금은 그런 면에서 수천 년간 검증된 자산이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투자 대상입니다. 단기 수익보다 장기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차라리 금’이라는 선택은 지금도 충분히 의미 있는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